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도쿄패럴림픽 축제가 펼쳐진다.
‘제16회 하계패럴림픽’인 2020 도쿄패럴림픽은 오는 8월 24일부터 9월 5일까지 13일간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다. 총 22개의 종목이 펼쳐지는 가운데 도쿄로 향하는 약 4,400여명의 선수들은 539개의 금메달을 놓고 선의의 경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국은 양궁, 육상, 배드민턴, 보치아, 사이클, 유도, 역도, 조정, 사격, 수영, 탁구, 태권도, 휠체어농구, 휠체어테니스 등 14개 종목에 참가한다. 한국의 목표는 금메달 4개를 포함해 종합 20위 진입이다.
배드민턴과 태권도는 올해 도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또 대부분의 종목이 비장애 스포츠에서 유래됐지만, 보치아와 골볼은 패럴림픽 고유 종목에 해당한다.
장애인스포츠 스타들의 계속되는 패럴림픽 도전, 난민 대표팀의 출격 등 도쿄패럴림픽을 보다 더 즐길 수 있는 주요 관전 포인트를 살펴봤다.
◇ 패럴림픽에서 첫 발을 내딛는 배드민턴과 태권도
장애인 배드민턴은 1990년대부터 국제 대회가 열리기 시작했고, 1998년 네덜란드에서 첫 세계선수권이 개최되기도 했다. 이제는 5개 대륙, 60개국에서 배드민턴을 즐긴다. 이번 패럴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배드민턴은 14개 세부 종목, 총 90명의 선수들이 단식과 복식, 혼합복식에 출전한다.
배드민턴은 유럽과 아시아 국가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이어 중국도 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있다. 2019년 여자 배드민턴 세계 챔피언인 레아니 라트리 옥틸라(인도네시아)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한국도 남자단식 휠체어등급에서 전력상 앞선다. 올해 5월 18일 기준 세계랭킹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WH1등급(흉추이상 척수장애) 세계랭킹 1위 이동섭과 3위 이삼섭, WH2등급(하지 절단 및 기타장애) 랭킹 1위 김정준과 5위 김경훈 등은 패럴림픽 첫 금메달을 노린다. 남자 단식 SL4등급(근육장애, 하지 절단 및 기타장애)에서도 신경환이 6위에 랭크됐다.
배드민턴과 나란히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 패럴림픽에서는 겨루기 종목만 치른다. 패럴림픽 태권도에만 적용되는 룰도 있다. 몸통을 겨냥한 발차기만이 유효타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머리를 향한 발차기는 허용되지 않는다. 머리 공격이 이뤄질 경우에는 경고와 함께 상대에게 1점이 주어진다.
몸통차기에는 3가지 유형이 있는데 일반 몸통 공격은 2점, 180도 뒤돌려차기 몸통 공격은 3점, 총 360도까지 도는 회전 돌려차기 몸통 공격에는 4점이 주어진다. 타격의 유효 판정은 몸통에 착용하는 전자호구로 이뤄진다.
태권도 종주국 한국에서는 주정훈이 홀로 출격해 새 역사에 도전한다.
◇ 난민에게 희망을 전한다, 패럴림픽 무대에 오르는 난민대표팀
2016 리우패럴림픽에 이어 도쿄에도 남자 5명, 여자 1명으로 구성된 난민 대표팀이 뜬다.
그리스에 살고 있는 시리아 난민인 이브라힘 알 후세인과 알리아 이사는 각각 수영, 육상의 곤봉던지기에 출전한다. 르완다 난민 캠프에 머물고 있는 파르페 하키지마나는 태권도 종목에 출격할 계획이다. 아프가니스탄 난민 압바스 카리미도 수영 선수로 나서고, 시리아 난민 아나스 알 칼리파는 카누 선수로 등장한다. 이란 난민인 샤흐라드 나사즈푸르는 원반던지기에 출전한다.
난민대표팀은 개막식에서 가장 먼저 입장한다. 스포츠를 통해 장애를 가진 난민들에 대한 사회적 포용을 알리고, 이를 지켜보는 난민에게 희망을 전한다.
◇ 패럴림픽 수영의 전설, 다니엘 디아스의 ‘라스트 댄스’
다니엘 디아스(브라질)가 라스트 댄스를 예고했다. 디아스는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시작해 3회 연속 패럴림픽에 출전해 무려 24개의 메달을 거머쥐었다. 장애인 수영 선수 중 역대 최다 메달이다. 그리고 2020 도쿄패럴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시사했다.
2020 도쿄올림픽 및 패럴림픽 홈페이지에 따르면 6개의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디아스는 스포츠의 힘을 강조했다. 디아스는 “리우에서 장애가 없는 아이가 내게 ‘당신은 내 롤모델이다’고 말했다. 그 아이는 내 장애가 아닌 내가 갖고 있는 정신력을 본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디아스는 4번째 패럴림픽 무대에 오른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수영장이 문을 닫으면서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물 밖에 나온 물고기 같은 느낌이었다”면서도 다가오는 패럴림픽을 앞두고 “아주 특별한 느낌이다.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지금의 힘든 상황을 극복해냈다는 것을 보여줄 대회가 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 다큐멘터리 영화 ‘불사조, 비상하다’의 주인공들을 찾아라
지난해 8월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된 다큐멘터리 영화 ‘불사조, 비상하다’에서는 전 세계의 패럴림픽 선수들이 출연해 그 이야기들을 전한 바 있다.
휠체어펜싱의 베베 비오(이탈리아), 수영의 엘리 콜(호주)이 도쿄패럴림픽에도 출격한다. 또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에서 호주의 휠체어럭비 2연패를 이끈 라일리 배트, 육상의 은탄도 말랑구(남아프리카공화국)도 도쿄 무대에 오른다. 이미 패럴림픽 육상에서 17개의 메달을 목에 건 타티아나 맥패든(미국)도 함께 한다.
특히 맥패든은 2004년 미국의 최연소 국가대표로 아테네 패럴림픽에 출전하면서 지금까지 꾸준히 ‘평등’을 위해 싸워왔다. 미국의 ‘KAGS TV’에 따르면 맥패든은 “평등을 위해 싸울 필요가 없는 사회를 원했고, 특히 젊은 세대가 나타나서 패럴림픽 세계에 변화를 주길 원했다”면서 “올해부터 미국에서는 올림픽과 패럴림픽 선수 모두 동일하게 메달 포상금이 주어진다. 15, 16년동안 패럴림픽에 참가하면서 처음 있는 일이다. 패럴림픽 선수들의 가치를 느낀다. 새로운 전환점의 계기가 될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꿈의 무대’ 패럴림픽이 열리는 2021년 도쿄에서 전하는 이들의 이야기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