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이 오는 24일 개막해 내달 5일까지 13일간 열전에 돌입한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보치아 배드민턴 사격 사이클 수영 양궁 역도 유도 육상 조정 탁구 태권도 휠체어농구 휠체어테니스 등 총 14개 종목에 참가해 종합순위 20위 달성을 목표로 한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각 종목 주요선수 및 관계자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내보낸다. [편집자 주]
‘리우 금메달리스트’ 김정길(35·광주시청)이 금빛 재현을 위해 도쿄로 향한다.
김정길은 이번 도쿄 대회가 어느덧 세 번째 패럴림픽 참가다, 첫 출전이었던 2012년 런던에서는 단체전 은메달을 따며 아쉬움을 달랬고, 마침내 2016년 리우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소속팀 선배이자 ‘월드클래스’ 김영건과 함께 합작한 금메달이었다.
도쿄패럴림픽에서는 단체전뿐 아니라 아직 메달이 없는 개인전에도 도전한다.
김정길은 패럴림픽 결단식에서 “‘잘하고 오겠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보단 금메달 따오는 모습으로 보여 드리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혀 이목을 끌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무조건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다시 각오를 다졌다.
김정길은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광이었다. 격한 운동을 좋아했던 그는 열아홉 살이던 2004년 봄, 산에서 산악자전거를 타다가 계곡으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척추를 다쳐 6개월 동안 병원 신세를 졌고 하반신마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김정길은 절망을 탁구로 이겨내며 탁구선수로서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했다. 퇴원 후 탁구를 시작한 그는 장애인 탁구를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고향인 구미에서 광주로 향했다. 그렇게 시작한 탁구 인생이 16년째 이어지고 있다.
김정길은 탁구를 ‘인생의 전부’라고 말한다. 그는 “탁구로 20~30대를 다 보냈고, 탁구를 하면서 장애를 잊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 탁구는 국제대회에서 많은 메달을 안겨주는 효자 종목이다. 김정길이 출전하는 S4 등급은 한국, 중국, 태국, 대만 등 4파전이 예상된다. 김정길의 경계 대상은 딱히 없다. 김정길은 “지금은 세계랭킹 1위부터 10위까지 누가 1등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다 실력이 뛰어나다. 한 팀 한 팀 모두 경쟁 상대로 생각하고 있다”며 각축전을 예상했다.
김정길의 특기는 백핸드 드라이브(백핸드로 공에 순회전을 줘서 치는 방법)다. 힘이 좋은 유럽 선수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공의 파워도 장점이다. 반면 그는 자신의 부족한 점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꼽으며 “마인드 컨트롤이 잘될 때는 잘되지만 안 될 때는 안 된다. 부족한 부분인 만큼 이 부분도 연습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정길은 메달을 딴다면 가장 기쁨을 나누고 싶은 사람으로 소속팀 감독을 꼽으며 “아마도 감독님이 가장 좋아할 것 같다. 금메달 따면 연봉을 올려주기로 약속했다”고 웃었다.
그는 도쿄로 떠나기 전 국민 앞에서 마지막 각오를 던졌다. “말이 더 필요 있겠습니까. 금메달 따서 돌아오겠습니다!”
◇ 김정길 프로필
▶소속 = 광주시청
▶생년월일 = 1986년 5월 28일생
▶스포츠 등급 = M4
▶장애 유형 = 지체장애
▶출전 종목 = 개인전 단체전
▶주요 경력 = 2012 런던 패럴림픽 남자 단체전 은메달
2016 리우 패럴림픽 남자 단체전 금메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