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이 오는 24일 개막해 내달 5일까지 13일간 열전에 돌입한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보치아 배드민턴 사격 사이클 수영 양궁 역도 유도 육상 조정 탁구 태권도 휠체어농구 휠체어테니스 등 총 14개 종목에 참가해 종합순위 20위 달성을 목표로 한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각 종목 주요선수 및 관계자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내보낸다. [편집자 주]
‘태권도 패럴림픽 국가대표 1호’ 주정훈(27·서울특별시청)이 종주국의 명예를 걸고 금빛 발차기를 날린다.
도쿄 패럴림픽에서 태권도가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가운데 대한민국에서는 유일하게 주정훈이 출전한다.
주정훈은 지난 5월 도쿄패럴림픽 아시아 출전자 선발전 남자 75㎏급(K44)에서 몽골 선수를 53대 17로 크게 이기고 우승하며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태권도가 패럴림픽에서 첫 정식 종목이 되고 최초로 출전하는 한국 선수가 된 순간이었다.
이에 주정훈은 “운동을 시작하고 주변의 가장 큰 관심을 받는다”며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과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무조건 금메달이다. 주정훈은 “저는 모든 대회를 항상 1등 한다는 목표로 나간다. 이번에도 변함없이 목표는 금메달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주정훈의 가장 큰 장점은 파워다. 그는 “과거에 피지컬적인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 근력에 투자를 많이 했다. 그래서 이제 시합에서 힘으로 밀리지 않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반면 본인의 약점으로는 “선수들이 태권도 전자호구 시스템에서 변칙 발차기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런 기술들이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손으로 발차기를 방어하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릴 적 사고로 오른손을 잃었던 주정훈은 초등학교 때 형을 따라 시작한 태권도에 흥미를 느꼈다. 뛰어난 실력으로 비장애인 선수들과 경쟁하며 고등학교 때까지 유망주로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시합에 나갈 때마다 집중되는 장애에 대한 시선이 부담됐고 결국 선수를 그만뒀다.
그를 다시 일으킨 건 태권도가 패럴림픽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을 들은 후였다. 선수 복귀 제안을 계속 거절하던 그는 고민 끝에 2017년 다시 도복을 입었다. 이후 피나는 노력 끝에 국가대표가 됐고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유일한 대한민국 선수가 됐다.
주정훈은 과거를 떠올리며 “당시 용기가 부족했다.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태권도였다.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할 수 있다는 건 값진 일이었고 그래서 다시 도전했다”고 말했다.
태권도가 자신에게 있어 “동정을 받는 삶에서 동경을 받는 삶으로 바꿔준 존재”라고 말하는 그는 “이번 도쿄 패럴림픽에서 최초의 태권도 금메달 선수가 되고 싶다”며 각오를 내비쳤다.
◇ 주정훈 프로필
▶소속 = 서울특별시청
▶생년월일 = 1994년 2월 13일생
▶스포츠 등급 = K44
▶장애 유형 = 지체장애
▶출전 종목 = K44 남자 –75kg 급
▶주요 경력
2019 암만아시안챔피언쉽 2위
2021 도쿄 패럴림픽 선발전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