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이 오는 24일 개막해 내달 5일까지 13일간 열전에 돌입한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보치아 배드민턴 사격 사이클 수영 양궁 역도 유도 육상 조정 탁구 태권도 휠체어농구 휠체어테니스 등 총 14개 종목에 참가해 종합순위 20위 달성을 목표로 한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각 종목 주요선수 및 관계자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내보낸다. [편집자 주]
21년 만에 패럴림픽에 도전하는 한국 휠체어농구 대표팀이 4강을 위해 전진 중이다. 선수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맏형 노릇을 하는 김영무 코치(43·서울시청)는 “아름다운 성과를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휠체어농구는 지난 2019년 12월 국제휠체어농구연맹(IWBF) 아시아-오세아니아 챔피언십에서 호주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하며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2000년 시드니 패럴림픽 이후 20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이제 패럴림픽에 도전하는 한국의 목표는 세계 4강이다.
김 코치는 한국이 세계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시점에 와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한국 휠체어농구는 2014년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이후 꾸준히 성장해 왔다. 서양 국가들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분석을 많이 했다”며 “그 결과 선수들의 긴장도 덜하고 힘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충분히 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김 코치는 팀의 주요 선수로 김동현, 조승현, 김호영을 꼽았다.
김동현의 경우 공격 수비 스피드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나 외국 톱클래스 선수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또 조승현에 대해 김 코치는 “체력이 좀 걱정 스럽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게임을 읽는 스킬과 노련함이 점점 농익고 있다”고 평했다. 김호영에 대해서는 “팀의 맏형으로서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다. 중간 슈팅은 아시아 최정상급”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한국의 장점으로 두꺼운 선수층을 꼽았다. 그는 “외국팀의 경우 주로 선수 2~3명이 게임을 풀어가는데 우리 팀은 낮은 포인트에 있는 선수들도 공격력이 강하다”며 “상대 팀이 우리를 봤을 때 다섯 명 선수 모두 수비에서 등한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팀에 대한 자신감 속에 걱정도 분명 있었다. 김 코치는 코로나19 여파로 다른 나라들과 시합을 해보지 못한 게 가장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원래 패럴림픽이 열리기 전 개최국 근교에 있는 나라들과 시합을 하는 게 관례였는데 이런 시합들을 못 했다. 현재 우리 팀의 객관적인 실력을 평가해보지 못해 아쉽다”며 “이런 부분을 이겨내기 위해 선수촌에서 열심히 훈련 중이다”라고 말했다.
국가대표 전임감독이었던 故 한상현 감독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한 감독은 2018년 간암 진단을 받은 뒤에도 대표팀을 맡아 선수들과 함께 도쿄 패럴림픽 진출을 이끌었지만 코로나19로 패럴림픽이 1년 연기된 뒤인 지난해 9월 하늘나라로 떠났다.
김 코치는 “제가 농구를 처음 시작하게 해주셨던 분이었고, 저를 처음 지도자로 써주신 분이었다. 20년 동안 가족처럼 지냈었다”며 “패럴림픽에 대한 큰 그림과 희망이 많았던 분이셨다. 끝내 패럴림픽에 참가하지 못한 게 하늘에서도 많이 아쉬웠을 거다. 선수들도 정신적으로 각성을 하고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코치는 휠체어 농구와 도쿄 패럴림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부탁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들이 보내주시는 관심과 응원이 저희 선수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애정을 갖고 저희 경기를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성과가 아름답게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김영무 코치 프로필
▶소속 = 서울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생년월일 = 1978년 12월 19일생
▶장애 유형 = 지체장애
▶주요 경력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8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 동메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