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이 오는 24일 개막해 내달 5일까지 13일간 열전에 돌입한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보치아 배드민턴 사격 사이클 수영 양궁 역도 유도 육상 조정 탁구 태권도 휠체어농구 휠체어테니스 등 총 14개 종목에 참가해 종합순위 20위 달성을 목표로 한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각 종목 주요선수 및 관계자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내보낸다. [편집자 주]
21년 만에 패럴림픽 무대를 밟는 한국 휠체어농구 대표팀의 도전이 시작된다. 주장 조승현(38·춘천시장애인체육회)은 고(故) 한사현 전 감독의 못다 이룬 꿈을 꼭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휠체어농구는 지난 2019년 12월 국제휠체어농구연맹(IWBF) 아시아-오세아니아 챔피언십에서 호주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하며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2000년 시드니 패럴림픽 이후 20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조승현은 “국가대표 15년 동안 한 번도 패럴림픽에 나가보지 못했는데 항상 꿈꿔오던 꿈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설렘과 긴장이 동시에 있다”고 대회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출전권을 땄던 순간을 떠올리며 “열심히 훈련했지만, 예상 성적은 3, 4위였다. 세계 8강에 드는 강호들과 싸워 2위를 했다는 점도 기뻤다. 패럴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 세계 무대에 도전하는 한국 휠체어 농구의 목표는 4강이다. 조승현은 “저와 선수들은 10년 전부터 (패럴림픽에 나가게 된다면) 잡은 목표가 4강이었다. 그때는 헛된 꿈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승현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故 한사현 전 대표팀 감독을 위해서라도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한 감독은 2018년 간암 진단을 받은 뒤에도 대표팀을 맡아 도쿄 패럴림픽 본선 진출을 이끌었지만 코로나19로 패럴림픽이 1년 연기된 뒤인 지난해 9월 하늘나라로 떠났다.
조승현은 “한상현 감독님이 투병 중이신 힘든 상태에서도 대회에 나가셨다. 그때 선수들이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패럴림픽 티켓을 꼭 따자고 했었다. 저희는 꿈을 이뤘는데 이제는 감독님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조승현은 한국팀의 최대 장점을 ‘신구조화’로 꼽았다. 그는 “한국팀에는 김동현이라는 세계적인 센터 플레이어가 있다. 또 구력이 오래된 제 정신적 지주 김호영 선배도 있다. 이런 뛰어난 선수들이 있는 가운데 신인과 고참의 조화 잘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단점으로는 “국제경험 없는 선수들이 반 정도가 된다. 패럴림픽 같이 큰 대회를 나가면 긴장할 수도 있는데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승현은 이번 패럴림픽이 자신의 농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던 순간이 가장 행복했다. 하지만 아직 절정은 오지 않은 것 같다. 패럴림픽에서 저의 목표를 이뤄야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조승현 프로필
▶소속 = 춘천시장애인체육회
▶생년월일 = 1983년 12월 01일생
▶스포츠 등급 = 4.0
▶장애 유형 = 지체장애
▶출전 종목 = 휠체어 농구
▶주요 경력
2019 IWBF 아시아·오세아니아 챔피언십 2위
2021 홀트전국휠체어농구대회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