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
"하늘의 아버지 생각하면서 죽을 만큼 질주했어요. 정말 죽을 만큼….“
이도연은 31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국제스피드웨이에서 치러진 도쿄 패럴림픽 도로사이클 여자 도로 독주(스포츠등급 H4-5)에서 55분 42초 91로 12명 중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도연은 12명 중 6번째로 출발선에 섰다. 오전 10시 4분 힘차게 손으로 페달을 돌리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도로 독주는 8㎞의 코스를 3바퀴 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도연은 첫 바퀴에서 17분 35초 25로 11위를 기록했다.
10시 30분께 경기장에는 빗방울이 조금씩 흩날리기 시작했지만, 경기는 계속됐다. 두 번째 바퀴를 돌았을 때도 36분 13초 60로 11위를 유지한 이도연은 마지막 한 바퀴에서 힘을 내 최종 10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후 눈물을 쏟았다. 이도연은 “성적을 내야 하는데 미안해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응원해주신 분들이 많았는데, 왜 이거밖에 안 됐나. 너무 죄송하다. 그래도 후회는 없었다. 죽을 만큼 열심히 달렸으니까요”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경기 후 흘린 눈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도연은 “달리면서 정말 죽음까지 갈 정도로 힘들었다. 경기 중 아버지 생각을 많이 했다. 이 자전거 풀세트를 해주셨는데...”라고 언급했다.
이도연의 분신이 된 자전거는 든든한 후원자인 하늘나라로 간 아버지의 마지막 선물이었다.
이도연은 "도쿄 메달을 기대하시다가 작년에 돌아가셨는데, 같이 있진 못하지만, 아버지께 기쁨을 드리고 싶었다. 엄마 생각하면서 힘껏 달리는 만화 '달려라 하니' 아시죠. 그 마음이 어떤 건지 알겠어요. 보고 싶어서라도 더 열심히 달릴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한자리에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친 딸들에게는 “저를 달리게 하는 힘이다. 언제 어디에 있든 정말 사랑하고, 우리 딸들 응원 영상 보니까 내일은 정말 뭐라도 값진 것 하나 갖고 가고 싶다. 물론 메달 못 가져도 우리 딸들이니까 실망하지 않겠지만 엄마로서 열심히 해서 뭔가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첫 레이스를 마친 이도연은 다음 달 1일에는 여자 개인도로(H1-4), 다음 달 2일에는 혼성 단체전 계주(H1-5)에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