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박재호 기자·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
남자 50m 소총3자세에서 동메달을 딴 심영집(48·강릉시청)이 “9년 만에 나온 패럴림픽에서 메달을 따 더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심영집은 3일 일본 사이타마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사격 R7 남자 50m 소총3자세(스포츠등급 SH1·척수 및 기타장애) 결선에서 총점 442.2점으로 3위를 기록, 동메달을 획득했다.
결선 첫 5발에서 50.4점으로 박진호와 공동 4위를 기록한 심영집은 10번째 총알을 쏜 뒤 102.2점으로 잠시 2위로 올라섰다. 이후로는 5∼6위를 오가며 중하위권을 지켰으나, 36∼40번째 발사에서 49.5점을 더해 돌연 3위로 도약했고 끝까지 순위를 지켰다.
심영집은 1998년 운전 중 낭떠러지에서 추락하는 사고로 인해 척수장애를 갖게 됐다. 이후 2003년 탁구 선수로 활동하던 중 강릉시청의 강주영 감독 권유로 총을 들었고, '국가대표 사격선수'가 됐다.
이번 도쿄 대회는 2012 런던 이후 9년 만의 도전이었다. 당시 이 종목에서 아쉽게 4위에 그쳤으나, 이번에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첫 패럴림픽 메달을 거머쥐었다.
경기 후 심영집은 “9년 전 런던 패럴림픽에서 처음 출전해 4위를 했는데 동메달을 따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런던 때 메달을 딸 수 있었지만, 막판에 한발을 남기고 실수를 범해 그러지 못했다. 그때보다 긴장도 덜하고 멘탈도 강해졌다. ‘욕심부리지 말고 훈련한 만큼만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9년 만에 나온 대회서 메달을 따 기쁨도 더 크다”고 덧붙였다.
심영집은 이날 경기에 대해 “복사까지는 어렵게 갔는데 입사는 욕심부리지 말고 한발 한발 집중하려고 했다.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주성철, 박진호가 심영집과 함께 결선에 올라 대한민국 선수 셋이서 함께 경기를 펼쳤다. 심영집은 “예선 때 세 선수 모두 잘 했다. 경기장 들어가기 전 다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게임에 들어갔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심영집에게 사격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이젠 나의 인생이 됐고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몸 관리 잘 하겠다”고 했다.
심영집은 가장 고마운 존재로 부모님을 꼽으며 “지금도 기도하고 응원해주신다. 메달로 보답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심영집의 메달 도전은 계속된다. 오는 5일 R6 혼성 50m 소총 복사 경기에 나선다.
한편 예선에서 패럴림픽 신기록을 세우고 결선에 올라온 주성철은 35발을 쏠 때까지 1∼3위로 선두권을 달렸으나, 36번째 발이 7.8점으로 크게 흔들리고 39번째 총알도 8.4점을 맞추면서 6위로 급격히 순위가 떨어졌다. 결국 순위를 뒤집지 못한 채 최종 6위로 경기를 마쳤다.
주성철은 “잘하다가 다리에 강직이 와서 7점대를 쏘고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아쉽다. 다리가 떨리고 움직이면 쏘는 순간에 (총알이)엉뚱한 곳으로 간다. 강직이라는 게 약으로 해결되는 부분이 아닌데 방법을 더 찾아야 할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