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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후에는 우리가 데플림픽 주인공" 알파인스키 김미연·정수환 등록일2019/12/18 조회수566

한국 청각장애인 여자 알파인스키대표팀 김미연(22)이 18일 이탈리아 산타 카테리나의 데보라 콤파뇨니 슬로프에서 열린 2019 발테리나데플림픽(청각장애인 올림픽) 자이언트 슬라럼(대회전) 경기에서 1차시기 1분21초29, 2차시기 1분27초8로 최종합계 2분49초18을 기록했다. 이날 출전한 여자선수 17명 중 12위다. 우승은 최종합계 2분11초95로 체코의 테레자 크모초바(29)가 차지했다.

스피드 중심인 활강과 슈퍼대회전(슈퍼지)과 달리 기술 중심 종목인 대회전과 슬라럼(회전)은 통과해야 하는 게이트(회전용 폴대)가 더 많아 회전 횟수가 많고 도는 호의 크기는 작아진다.

경기 후 김미연은 “훈련이 부족했지만 12위로 완주해서 더 훈련하면 기록을 개선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며 “그 동안 한국이나 전지훈련 갔던 중국 하얼빈 경기장보다 훨씬 굴곡이 심하고 경사가 가파랐다. 자연눈에서 스키를 타는 경험을 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치른 데보라 콤파뇨니 슬로프는 출발지점은 해발고도 2070m고 도착지점은 1740m로 짧은 시간 안에 수백 미터를 내려와야 했다.

김미연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취미로 스키를 시작했지만 김진영(50) 감독을 만나며 전문선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스키를 타기 시작한 지 1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지도를 받는 김 감독과의 인연이 국가대표로까지 이어졌다.

경기를 시작하기 전 갖는 자기만의 시간에 “지난 10년간 감독님이 가르쳐준 내용과 지난 실수를 복기한다”는 김미연은 “팀워크가 잘 맞는 감독님,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니까 힘든 것도 서로 얘기하고 다 즐겁다”고 미소 지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스키를 타기 시작해 이때부터 김미연과 함께 계속 김 감독 아래에 있는 정수환(27)은 이날 같이 남자부 경기에 출전해 1차시기를 1분15초61로, 남자선수 45명 중 28위로 마쳤으나 2차시기에서 넘어지며 게이트를 지나쳐 실격됐다. 두 회 모두 완주해야 기록이 인정되는 규정상 순간의 실수로 아쉬움을 삼켰다.

정수환은 “영화 ‘국가대표’를 보고 국가대표 선수로 뛰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며 “남은 경기도 설렘 반, 걱정 반인데 4년 뒤에 다시 데플림픽에 와서 잘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감독님 아래에서 코치를 하고 싶다”고 말할 만큼 김 감독을 향한 애정이 크다. 김 감독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김수연과 바로 동시에 “4년 후에 또 만나요”라고 말할 정도다.

김 감독은 “이제 힘들어서 감독 못한다”고 농담처럼 거절하면서도 “훈련이 부족했는데 이 정도 기록 내준 선수들이 고맙다. 직접 동계스포츠 강국 선수들의 경기력을 눈으로 확인하고 추후를 대비하고자 열심히 관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장애인의 경우 무전기로 감독이 출발 전 선수에게 지시하지만, 청각장애인 선수를 상대로는 그럴 수 없어 김 감독이 직접 같이 스키를 타고 계속 따라다니며 직접 몸으로 키웠다. “계속 반복해 알려주는 수밖에 없다”던 김 감독은 어느새 자연스레 수어를 다 익혀버렸다.

알파인스키 선수단은 18일 회전 종목을 하나 더 앞두고 있다.

정수환은 이날 넘어지며 손가락 부상까지 당해 얼음찜질을 하면서도 “이탈리아 눈이 정말 좋아서 이걸 한국에 가져가고 싶다”고 스키에 열정을 보였다.

김수연은 “이번 경기장 환경이 훈련 때와 많이 다르지만 경기 전 코스 확인하는 시간에 최대한 감을 끌어올리겠다”며 “우리가 이제 10년째 스키를 타는데 날씨와 열악한 훈련 환경 때문에 진짜 눈에서 훈련을 2달 정도밖에 안 한 것 같다. 이번에 많이 보고 느껴 다음 데플림픽에는 우리가 주인공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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